[아카사니] 위장결혼

별로 넓지도 않은 후원을 한 바퀴 빙 둘러오니 어느덧 해가 머리 위에 떠 있었다. 아카시는 늘어지게 하품을 하고는 툇마루 위로 올라가 신발을 벗고 대충 털었다. 그가 걸어오며 마룻바닥이 삐걱대는 소리를 들었는지, 사니와가 집무실에서 튀어나오며 그를 불렀다.“야, 아카시! 너 괜찮아?”“아이구야, 뭘 또 마중을 나오고 그러심꺼. 누가 보면 원정이라도 다녀온 ...

아침 햇살이 얼굴로 쏟아지는 것을 느끼고 사니와는 눈을 떴다. 오랜만에 푹 자고 일어난 덕분인지 피로하지는 않았다. 기지개를 켜려던 사니와는 제 옆에 낯선 누군가가 누워있음을 인지하고 움찔 굳었다가, 그게 아카시라는 것을 상기하고 안심했다.‘어제 같이 잤지, 참. 깜박했어.’간밤에 아카시가 악몽을 꾸는 자신을 깨워준 일을 떠올리니 조금 미안해졌다.사니와는 ...

“쿠니유키? 왜 벌써 돌아와?”라이 파 별채로 돌아오니 툇마루에 앉아있던 호타루마루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설마 쫓겨났어? 벌써 소박맞은 거야?”“소박은, 마. 짐 꾸리러 온 기다.”아카시는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괜히 안경을 올리는 척하며 성큼 방으로 들어갔다. 주인이 옆에 있을 때는 능청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혼자서는 이 아이들을 속이는 ...

점심식사를 배달 온 것은 이치고였다. 식사 배달을 할 때조차 흐트러짐 하나 없는 단정한 모습으로 들어온 이치고는 사니와의 집무실에 근시도 아닌 아카시가 떡하니 앉아있는 것을 보고 약간 놀라는 기색이었다.“주군. 오늘 근시는 하치스카 코테츠 공이 아니었는지요?”“카메키치가 아침부터 먹은걸 토하고 골골거린다길래 우라시마랑 같이 동물병원 다녀오라고 했어. 어차피...

* 아카시 쿠니유키 X 여사니와* 화이트보다는 비지니스에 가깝게 뚝딱뚝딱 굴러가는 n년차 혼마루* 시간정부가 블랙입니다. 사니와나 남사들은 거기에 휘말릴 뿐….* 하지만 장르는 결국 개그와 로코 사이 그 어드메* 중간중간 어두운 내용이 나올 수 있지만 대체로 밝고 가볍게 진행합니다. 출생률이 바닥을 찍고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라고는 하나 현세 ...